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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 (강릉 - 부산 - 여수 - 전주) 1편



 혼자 떠나는 여행
(강릉 - 부산 - 여수 - 전주)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 강릉고속터미널 - 안목 

1편





6월!

아직은 그렇게 더울 날씨가 아닌듯한데 꽤나 무덥습니다.

작년 후반부터 휴일없이 일에 매달려왔습니다.

본의 아니게 6월부터 약 20일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12일까지는 밀린 일을 

그리고 그 동안 미루어왔던 일을 처리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약 일주일....

무엇을 할까?

라는 물음에 잠으로 회피를....

약속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해야 할 것이 남아 기다림으로 며칠을 보내다

이것은 아니야!

이렇게 보낼수는 없는것이쟎아!

그래서

....

준비없이

그냥 짐을 챙겨 떠났습니다.

어디로 갈지...

집을 떠나는 순간까지 생각도 없이 말입니다.





천호역으로 걸어 갔습니다.

주변에 횟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물회전문!

아핫!

지금이 물회 철인가?

예전에 먹어 보았던 물회 맛이 오래된 기억보다 입속 침을 먼저 고이게 합니다.

물회를 먹으러 가자!

물회는 어디가 맛나지?

동해?

강릉?

포항?

부산?

예전에 티비에서 본 "물회 달인편"이 생각납니다.

서울역으로 갈려고 했던 발걸음을..

강남 고속터미널로 정했습니다.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 도착을 하니 속이 쓰라려왔습니다.

아침 눈을 뜨면서 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



어려서부터 면을 참 좋아라 했습니다.

국수!

이것만 보면 남들 먹는것에 두세배는 꼭 먹은 듯 합니다.

지하철을 내려 올라오니 눈앞에 국수 전문집이 보입니다.

생각도 없이 ..

비빔국수 주세요.

흐...


맛나게 먹었습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맛이 없다고 해도 저는 국수는 다 맛납니다.

하하! 






비빔국수로 배를 채우고 

뿌듯 뿌듯한 기분!

매표소가서

강릉 지금 출발하는것 주세요!

5분 남았다고 하네요.

먼 길을 떠나니 채비를 해야죠.

후다닥 담배 한대를 피고는 차에 올랐습니다.








 많이도 가져왔습니다.

노트북(혹시나 모르는 긴급한 일이 터질까 싶어서...)

카메라

긴팔상의, 반팔,반바지,내의,양말.....

고속버스에 오르자마자 이곳 저곳으로 짐을 놓아 둡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습니다.

옆자리는 빈자리더군요.



영화를 보면

옆자리 아리따운 아가씨의 잠시 동행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는데 말이죠.


맹숭...맹숭...

ㅎㅎ






출발합니다.

가자!

동해바다로!

....

고래잡으러!

흐...


이렇게 출발을 하였더랬죠.


이어폰에서는 손담비의 투명인간이 흘러나옵니다.




아웅!




창밖에 보이는 어둑 어둑 해지는 풍경과 음악이..


어쩌면 한국에서의 여행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


지난 세월의 가슴 아팠던 시간들이...








미래 보다 지난 시간의 생각을 더 많이 하는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늙어간다" 하죠.


생각의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꼭 눈물이 그렁그렁해집니다.


아쉬웠던 시간들...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나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잠시 졸았나봅니다.

안내 방송에 화들짝 놀라 

벌써 다왔나 싶었습니다.

횡성입니다.

휑합니다.

아주 

휑!








이렇게 휑하더군요.

아직은 휴가철이 아니고

평일이며..

....






다시금 출발

어둑 어둑이 깜깜한으로 바뀌었을때

도착했습니다.

대관령을 넘을때는 비가 뿌리기도 했지요.

강릉 고속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이 깜깜한 밤속에서

무엇을 해야?

어디로 가야하는?

어디서 자야하는?

등등의 숫한 물음과 막막한 두려움이 다가왔습니다.

같이 온 승객들은 언제 사라졌는지 

어둠속으로 다 사라져 버리고 

전 그냥 신호등 앞에서 

담배 한모금을 피며..


멍....


아이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나침반 앱을 키고 

구글 앱을 켰습니다.

지금 도대체 어디야! 라고 말입니다.


밤 바다를 볼거야!

어디로 가야하지?

무엇을 타야 하는거야?


휴,,,


위치를 보니 바다와 그리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

걸어보자!




길가 조명도 그리 많지도 않을뿐더러 대로에 상점의 불빛도 많지 않습니다.

서울과는 사뭇다른 상황에 ..

차들은 쌩쌩 다닙니다.

길에 걸어다는 사람은 정말로 손가락으로 수를 셉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다른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되었을때

이런 기분이구나 싶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

음악을 최고 볼륨으로 듣습니다.

조금은 나아진듯.

ㅎㅎㅎ


일단 구글 위치 서비스를 통해 지도를 보며, 무작정 바다쪽인 동쪽으로 걸어 갑니다.

한참을 걸었는데 나의 위치는 아주 조금 바뀌었습니다.

아차!

먼 길이구나!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이제 나에 자존심이 허락을 안합니다.


까이것!

그냥 걸어!

그러고 있더군요.

냠 ...


그래서 그냥 걸었습니다.


날도 싸늘해서 춥고

하루종일 먹은거라고는 비빔국수 하나!

배가 고프다 쓰립니다.

다리는 조금 걸었다고 아파옵니다.


이제 됐어..

택시를 잡아!

그러는데..


그냥 걷고 있습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몇시간을 걸었을까요?

한시간 조금 넘게 걸었는데 말이죠..

3-4시간을 걸은듯합니다.

휴...

이제..

보이지는 않지만 바다소리가 들립니다.


철어썩!

으힛!

바닷가에 왔습니다.




 "30초 순간 삼결살"이라는 간판이 반짝이고 있더군요.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듯.

문을 열면서 식사 되어요?

밤늦은 시간 그것도 고깃집에가서 밥달라면 ...

위아래로 한참을 보더니...

금방 드셔야 합니다.

불쌍해 보였나봅니다.



칼국수를 어떻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밥을 한공기가 어디로 들어갔는지...



이렇게 먹고 나니  주변의 상황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주머니!

" 이 근처 번화가가 있어요? "

" 안목까지 가야하는데...."

거기가면 까페도 있고 술집도 있고 노래방도 있고 잘 곳도 있다 하더군요.

머...멀어요?

아주머니 왈!

걸어갈만합니다.

요긴 이 시간에 택시도 없어요!

허!

다시금 걷는 상황이 다가왔습니다.



뭐..

일단 배는 채웠으니 함서..

다시금 걷습니다.

안목항!

에효..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보이지도 않습니다.

지쳐서 쉬고 싶은데

밤길

아무도 없는 길

불빛도 없는 길

무섭습니다.

나이가 40이나 됐는데 겁도 많다고요?



이 상황이 아니면 말하지 마세요.

걍 

무섭습니다.

솔직히 

무섭다는것보다 막막하다는것이...

구글 지도는 가끔 보아도 그 자리가  그 자리입니다.

지쳐서 

입에 거품을 한가득 물때쯤

불빛의 집단을 이루고 있는 ..





이젠 뽑기를 해야 합니다.

어디를 뽑을까?

요기를 선택했습니다.






엘마르 모텔!

방을 잡았습니다.

짐 풀고 샤워를 했습니다.

옷도 갈아 입고요.

노트북도 연결해서 

여기가 어디인지 확인도 했습니다.

언제 그렇게 힘들었냐?라고 몸이 물어봅니다.

밤바다 보아야지...라고 머리가 나를 톡톡 칩니다.

밤바다를 보러 나갔습니다.







아웅

요기서 염장커플 봤습니다.

딱 붙어서 말이죠..

파도에 발담그고 ..

그런....

어흑!









 눈을 밤하늘로 돌렸습니다.

보름인지 보름이 가까왔는지 조금 지났는지...

하여간

달은 ...


투덜,,,,투덜....







밤하늘 보는척 하며

그 커플을 애써 못 본척 하며 지나쳤습니다.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불꽃놀이 하는것

요것 딸랑 하나를 샀습니다.

흐..

아까 그 커플이 아님

맥주만 샀을지도 모릅니다.

요것에 불을 붙이면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하나 빌어봤습니다.

......


,,,












정말로 이뻤는데 말이어요.

사진은 영 꽝이군요.








모텔로 돌아와 덩그라니 침대에 누웠습니다.

오홋!

왠 정육점 불빛!

에효!





많이 

아주 많이...

외로워 졌습니다.

ㅋㅋㅋㅋ


...


잠을 잘려 했습니다.

불은 껐습니다.

많이 피곤합니다.

맥주도 마셨습니다.

그런데 

잠이 올 생각을 안합니다.

아웅!

이젠 해가 뜰려면 두시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깰수있을까?라는 물음의 두려움이...

잠깐 올려는 잠을 쫓아버립니다.





이제 한시간 남았습니다.



잠자기를 포기해야 합니다.

...







부시시 4시 30분쯤 일어나 나왔습니다.

이것이 뭡니까?

흑흑...









안개가 보슬비처럼 얼굴에 뿌려집니다.

불안

불안!!

택시 정류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 일을 시작하려는 기사님들이 도란도란 모여 커피를 마시고 있더군요.


기사님!

안개가 이런데.. 해뜨는것 볼 수 있을까요?

기사님왈!

해무가 올라와서 못볼기레에..

해무가 뭔지 몰라도 대충 느낌이 옵니다.

못본다 하네요.

해무가 뭐여요?

바다에 안개를 해무라고 하시더군요.

그럼 이쁘게 뜨는것은 못봐도 동그란 해는 보....올....수있겠지요????

어쩌면...


음...


기달렸습니다.

해가 뜨길요.








멍하니 바다를 바라봅니다.

처어어어어어얼썩!

파도소리가  싸늘한 몸을 휘감아 나의 몸을 구석 구석 찔러 보는것 같습니다.

춥지?

하면서 말입니다.






가로등 불빛은 

내가 그렇게 불쌍해 보이는지 저래 따스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






잉?







엉?






오잉?


흑흑...







나도 모르게..

말이죠!






해가 떴나 봅니다.

바닷쪽 하늘을 아무리 처다봐도 동그란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흑흑

해가 없습니다.


.....








이제 자러 가야지..

함서 

앉았던 벤치를 일나는데 

아까 못보았던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 어느여름 안목에서 바다 보고 갑니다."

2011년 6월 16일



라고 써놓고 싶은것을 꾸욱참고..





오는길에...

남자 3분

밤새서 술먹었나봅니다.

모래사장에 소주병이 꺼꾸로 20병이상 꽂혀있습니다.

저 처럼 해뜨는것을 볼려고 밤새 저 자리에 술 먹음서 기다렸나 봅니다.

계속 

"해야...솟아라..."

라는 노래를 아주...아주 크게 부르면서 씩씩 대고 있더군요.

하!하!



2편을 기대해주세요 ^^